"감시 지나치면 빅 브러더 사회 되는 것 아니냐" 우려도
中 스마트 화장실, 15분 이상 앉아있으면 '경보' 울려
"상하이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중국 상하이의 '스마트 공공화장실'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제목을 달았다.

SCMP에 따르면 상하이시 당국은 시내 전역에 150개의 스마트 공공화장실을 건설하면서 AI 기술과 첨단 센서 기술 등을 적용했다.

각 화장실 칸에는 적외선과 초음파를 이용해 인간의 신체를 감지하는 센서가 부착돼 화장실에 들어간 사람이 얼마나 오래 앉아있는지 측정할 수 있다.

만약 화장실 내의 사람이 15분 이상 앉아있으면 화장실 관리 직원에게 경보가 울리게 되며, 이 직원은 화장실로 와서 별일이 없는지 점검한다.

스마트 화장실에는 공기 질을 5분마다 측정하는 센서도 부착됐으며,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이 앉아있는 시간에 따라 변기 물을 조절하는 시스템도 설치됐다.

상하이 주민 류 씨는 "어려서부터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제 화장실 관리 직원이 점검하러 온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 광저우(廣州), 선전(深천<土+川>) 등 중국 전역의 대도시에서는 AI 기술 등을 적용한 '스마트 화장실' 건설 붐이 일고 있다.

AI 기술 적용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하철, 도로 교통, 쓰레기 처리 등 일상생활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중국에서 이러한 '스마트 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도시는 700곳을 넘는다.

선전시 교통경찰 당국은 지난 2017년부터 무단 횡단자의 안면 정보를 인식, 주요 사거리의 LED 스크린에 이들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감시 기술이 지나치게 적용될 경우 중국이 '빅 브러더 사회'처럼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촘촘한 폐쇄회로(CC)TV 카메라 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런 감시망은 안면인식 기술 등과 결합해 범죄자 단속부터 신장 위구르족 자치구의 '분열 세력' 추적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하이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엘리베이터에 안면인식 장비가 설치된 것을 발견해 이를 추진한 경찰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