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에 대해 “우리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며 ‘고립주의’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미국의 동맹 역할을 했던 쿠르드족에 대해 “천사가 아니다”고도 했다.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거론하면서다.

또 러시아가 시리아를 도와도 괜찮다며 “러시아가 시리아와 (쿠르드)문제에 개입하길 원한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달렸다”고 했다. 러시아는 미군이 철수한 시리아 북부 지역에 진입해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묵인하겠다고 한 것이다.

반면 미 정치권에선 시리아 철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미 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354표 대 60표의 압도적 차이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재적의원이 235명인 점을 감안하면 공화당에서 적어도 100명 가량이 가세한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 결의 이후 시리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의회의 양당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만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3류 정치인”이라고 비난하고 이에 격분한 민주당 지도부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회동은 파행으로 끝났다. 회동 결렬 후 펠로시 의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을 대해 각각 “멘탈 붕괴”라며 비방전을 벌였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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