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경선에 출마한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이 벌써부터 선거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통신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민주 양당의 후보들이 연방선거위원회에 신고한 3분기 선거자금 내역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9월말 현재 확보한 현금은 900만 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는 라이벌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2천570만달러)과 비교해 3분의 1에 해당하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3천370만달러)보다는 2천500만 달러나 부족한 것이다.

피트 부티지지 후보(2천340만 달러)와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1천30만 달러)에도 뒤진, 5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는 가운데 선거 활동에 필요한 실탄마저 라이벌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향후 바이든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공보책임자로 활동했던 제니퍼 팔미에리는 뉴욕타임스에 "선거 자금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지지자들이 안다면 4분기에 뭉칫돈의 유입을 촉발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매우 어려운 형편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900만 달러로는 진지한 예비선거 활동을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예비선거는 내년 2월 개막될 예정이어서 4개월이 채 남지 않은 상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한참 늦은 지난 4월에 선거 활동을 시작해 민주당의 자금 지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우리의 모금활동은 확대되고 있다"면서 "온라인으로 많은 액수를 모았고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돈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은 만달러 단위의 수표를 쓸 수 있는 큰손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반면에 워런과 샌더스, 부티지지 후보 등은 인터넷을 통한 소액 모금에 주력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3분기 모금액은 1천570만 달러로, 민주당 후보 가운데서는 4번째로 많다.

하지만 3분기에 이보다 많은 1천77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선거위원회에 신고한 자금은 8천300만 달러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일찌감치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자금을 계속 모았고 3분기의 경비지출 속도가 최저치인 35%를 기록할 만큼 자금을 잘 관리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실탄'마저 바닥?…"선거자금 턱없이 부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