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보도…美, 전면적 시리아 철군으로 이어질지 파장 주목
不개입·고립주의 재확인…트럼프 외교정책 또 시험대
"북부 시리아 주둔 모든 미군 병력, 시리아 떠나라고 지시받아"

북부 시리아에 주둔하는 모든 미국 병력이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에 직면해 나라를 떠나라고 지시받았다고 AFP통신이 미 당국자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50명의 소수 병력만 시리아 남부 알 탄프 기지에 남기고 거의 1천명에 달하는 병력이 나라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AFP통신에 밝혔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명령을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전날 터키가 쿠르드족을 겨냥해 공격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해당 지역에서 철수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조치로, 미군의 전면적 시리아 철군으로 이어질지 그 파장이 주목된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시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와 관련해 이미 철수 작업이 시작됐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미언론은 시리아 주둔 미군 1천명 중 대다수가 북부에 주둔해 이들이 철수할 경우 사실상 모든 미군이 전장에서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에스퍼 장관은 인터뷰에서 이들 병력이 북부 시리아에서 철수할 것이라고만 언급하고 철수 미군의 배치지역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일부 또는 전부가 본국인 미국으로 복귀할지 아니면 일부는 남쪽으로 이동할지 등을 놓고 관측이 엇갈려 왔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국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1천명 가운데 많은 인원은 이달 말까지 이라크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들은 이라크 이외에 다른 어떤 나라들에 재배치될지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IS(이슬람국가) 격퇴'를 선언하며 시리아에 주둔시켜온 미군에 대한 전면적 철수를 선언하고 같은 달 23일 행정명령까지 서명했으나, 이 과정에서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부 장관이 반기를 들고 사퇴하는 등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미 국무부는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와 관련, 타임라인은 없다면서 진화에 나섰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고도의 조율을 거쳐 천천히 하겠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 바 있다.

미군의 시리아 철군과 관련, 미국이 이란 견제 차원에서 남부 탄프 기지를 당분간 남겨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부 중동 전문매체가 보도하기도 했다.

탄프는 시리아·이라크·요르단의 국경이 만나는 시리아 남부 요충지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당시 내전 중인 시리아에 병력을 파견한 이후 IS 격퇴를 목적으로 이들 병력을 시리아에 주둔시켜왔다.

미 백악관은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전화 통화 후 터키가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안 할 것이며, 인접 지역에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의 시리아 공격을 묵인, IS 격퇴를 도운 쿠르드 동맹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거센 역풍에 처했다.

이에 따라 전면적 시리아 철군이 현실화할 경우 '불(不)개입·고립주의'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지역 외교 정책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을 비롯, 다른 지역 정책에 미칠 영향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미군의 시리아 북부 철수 방침 발표 이후 쿠르드족은 터키 저지를 위해 시리아 정부와 손을 잡았다.

쿠르드족의 지원 요청을 받은 시리아 정부군이 터키 국경 지역에 배치되는 등 국가 간 전쟁 확산 우려가 제기되며 전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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