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인근 삼림 30㎢ 태워…주민 1명 사망·가옥 25채 파괴
북가주 단전지역 전력공급 재개…여전히 19만가구는 암흑천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산불 발화 위험이 고조하면서 유례없는 강제단전 조치가 내려졌지만 남부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에 결국 산불이 발생해 주민 1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11일(현지시간) 미 CBS·NBC방송에 따르면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은 LA 북서쪽 등 인근에서 일어난 새들리지 파이어 등 3건의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대피령이 발동됐다고 확인했다.

강제단전에도 끝내 산불 발화…美 남캘리포니아 10만명 대피령(종합)
LA 소방국은 이날 새벽까지 LA 인근 산불이 7천500에이커(약 30.3㎢)의 삼림을 태웠다고 밝혔다.

여의도 면적(제방안쪽)의 약 10배다.

소방대원 400여 명이 급파돼 화마와 싸우고 있다.

AP통신은 LA카운티 샌퍼낸도밸리 풋힐스 지역에서 주민 1명이 심정지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지역 가옥 25채도 파괴됐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LA 동쪽 80㎞ 지점에서는 일부 가옥이 불에 탔다고 현지 CBS뉴스가 전했다.

남 캘리포니아에 전력을 공급하는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SCE)이 일부 지역에 단전조치를 취하는 등 산불 예방에 전력을 기울였지만, 폰타나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끊어진 전선에서 튄 스파크가 바짝 마른 수풀에 옮겨붙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SCE가 단전 조치를 취한 지역은 LA 카운티 일부와 벤추라, 샌버너디노, 컨 카운티 일대다.

강제단전에도 끝내 산불 발화…美 남캘리포니아 10만명 대피령(종합)
북 캘리포니아에서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을 비롯해 나파, 소노마 카운티와 중부 센트럴밸리, 시에라네바다 풋힐스 등지에 광범위하게 단전 조치가 내려졌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그러나 북 캘리포니아에 전력을 공급하는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의 전례없는 단전 조치로 주민 불편이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며 불만을 제기했다고 CBS방송은 전했다.

PG&E 부사장 서밋 싱은 이에 대해 "건조한 삼림 인근에서 끊어진 전선과 위험 구간을 여러 곳에서 발견했다.

전기 공급을 활성화하는 순간 발화 위험이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PG&E는 전날 단전조처를 취한 지역 가운데 54만3천 가구에 대해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고 11일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19만5천 가구가 전기 없이 암흑천지 속에 남아있다.

당국은 엘도라도 카운티에서 산소공급장치에 의존해온 한 남성이 단전 조치 이후 사망했다고 전했다.

직접적인 사인이 강제단전과 관련 있는지 조사 중이다.

2017년과 지난해 산불로 큰 인명 피해가 난 와인산지 소노마 카운티와 캘리포니아 북부 유바, 뷰트, 플루마스 카운티는 전기 공급 없이 사흘째를 맞고 있다.

PG&E는 고온건조한 샌타애나 강풍으로 모두 11곳의 전력시설이 파손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