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원 해산 가능성 내비치는 발언 반복…야당 압박해 개헌 분위기 조성
"한국 측이 현명하게 판단하면 좋겠다"…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 촉구
평화헌법 수정 나서는 아베 "내 생각의 기본은 9조 개정"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헌법 개정 논의에 관해 "정치적 상황이 어떤지 판단해 무엇이 가능한지 생각해야 한다.

때로는 어느 정도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싶다"고 11일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내 사고방식의 기본은 9조 개정에 있지만, 의향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이상 내가 (9조 개헌에) 의욕을 보이면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약간 불유쾌하지만, 그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은 군대와 비슷한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인 자위대의 존재를 반영하도록 헌법 9조를 개정하는 구상을 염두에 두고 단계적으로 접근할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헌법 9조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원히 포기한다는 내용을 담은 1항과 이를 위해 육해공군을 비롯한 전력(戰力)을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2항으로 구성돼 있다.

헌법 9조는 전문(前文)과 더불어 일본 헌법이 '평화헌법'으로 불리게 한 핵심 규정이다.

집권 자민당은 자위대가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 2항과 모순된다는 해석에 착안해 헌법 9조에 '국방군'이라는 형식으로 자위대의 존재 근거를 표기하는 방안을 앞서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 내에서는 자위대를 핑계로 개헌을 추진한다는 비판과 각종 재해 시 목숨을 걸고 일본 국민을 지키는 자위대를 헌법으로 명확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아베 총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일본을 탈바꿈하는 것이다.

집권 자민당은 이를 위해 개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단계적으로 헌법을 수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개헌에 관한 아베 총리의 11일 발언은 유연한 전략과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개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야당에 대해서는 압박 전략을 함께 구사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달 8일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 간부들과 총리공관에서 저녁 식사를 하다 한 참석자가 인사말을 하라는 제안에 당혹해하자 "인사와 (중의원) 해산은 갑자기 오는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교도통신이 참석자들의 설명을 토대로 전했다.

일종의 농담이지만 최근 알려진 아베 총리의 발언을 고려하면 야당이 개헌 논의에 응하지 않는 경우 중의원 해산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9일 오후 역시 총리공관에서 만찬 하던 중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이 "11월에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하자 "그런 얘기가 있다"고 반응했다.

아베 총리는 "12월에 선거를 해서 이긴 적이 있었으니까"라며 이렇게 말했다.

자민당이 2012년 12월 총선에서 크게 이겨 정권을 탈환했고 아베 총리가 2014년 11월 중의원을 해산한 후 다음 달 선거에서 압승한 것을 고려하면 뼈가 있는 발언인 셈이다.

아베 총리는 1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서로 안전 보장의 이해(利害)가 일치하고 있다.

한국 측이 현명하게 판단하면 좋겠다"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재고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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