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은 국민에 좋은 것…야당 정책은 공허한 공약"
"법과정의당 집권 후 언론인 수백명 해고…언론자유지수 18위→59위"

폴란드가 오는 13일 총선을 앞둔 가운데 정부의 직접 통제를 받는 방송이 공산 치하 때보다 더 편향된 방송을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집권당인 법과정의당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야당에 대해선 폄하는 물론 사실 왜곡까지 동원해 부정적으로 전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 2017년 7월 법과정의당이 사법부를 정부의 직접 통제하에 두도록 한 법안을 내놓자 수십만명이 거리를 점거하고 법원 앞에서 '사법부 독립', '자유, 평등, 민주주의' 등의 슬로건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를 가졌다.

그러나 국영방송인 뉴스 채널 TVP의 한 프로그램은 시위대가 적대적인 외세에 의해 지침이 내려진 비밀 어젠다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TVP는 시위 장면을 내보내며 "이슬람 이민자를 폴란드에 데려오려는 거리 폭동"이라고 전했다.

"총선 앞둔 폴란드, 국영TV 편파보도 공산 시절보다 심해"

또 법과정의당이 유럽연합(EU)의 난민재배치 계획에 따라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EU 지도자들이 이 시위를 '사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VP의 또 다른 프로그램에선 야당 인사들을 '소아성애자'와 '양육비 부담을 거부하는 사람들'로 묘사하며 공격했다.

법과정의당이 지난 2015년 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뒤 곧바로 공영방송의 통제권을 여당에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한 뒤 이 같은 편파방송은 일상적인 일이 돼버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13일 총선을 앞두고 이런 언론환경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는 것.
폴란드 공영방송의 뉴스는 늘 정부 비판자들을 폴란드 국민의 의지와 복지를 혼란케 하려는 음모를 가진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은 폴란드 국민에게 좋은 것이지만, 야당의 정책은 그저 "공허한 약속"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또 야당은 복지프로그램에서 후퇴함으로써 보통 사람들의 삶을 가난하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지속해서 주장하고 있다.

폴란드언론인협회가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2주간 TVP의 저녁 시간대 간판 뉴스 프로그램 보도내용 105건을 분석한 결과 69건은 법과정의당에 초점을 맞췄고 이 중 68건은 긍정적, 1건은 중립적인 내용이었다.

반면에 야당을 다룬 33건은 모두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폴란드어보호위원회'가 실시한 별도 연구에서도 TVP가 집권당과 관련된 아이템에서는 '개혁', '주권', '영웅', '애국적' 등과 같은 단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야당 관련 아이템에서는 '충격적', '의혹', '도발', '정부전복 시도' 등과 같은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反)인종주의운동단체인 '네버어게인협회'의 라팔 판코위스키 회장은 "현재 폴란드 방송은 1980년대 공산 시절보다 더 상스럽고, 원시적이며, 더 공격적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서 "슬프게도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란드에서는 지난 2015년 법과정의당이 집권한 이후 수백명의 언론인들이 해고됐고, '국경 없는 기자회'의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도 18위에서 59위로 떨어졌다.

법과정의당 지도부와 지지자들은 더 광범위한 언론환경이 자유주의자인 야권 인사들에게 우호적으로 왜곡돼 있다며 TVP에 대한 집권당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많은 민영 언론들이 외국 자본 소유이기 때문에 폴란드 국익보다 외국의 이익을 대변한다며 집권당의 언론 통제를 정당화하고 있다.

언론자유는 총선 이후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특히 옵서버들은 이번 총선에서 다수의 유권자가 법과정의당에 표를 줘서 외국계 업체가 가질 수 있는 폴란드 언론사 지분을 새로 제한하는 반독점법안을 도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선 앞둔 폴란드, 국영TV 편파보도 공산 시절보다 심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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