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황청 한국대사관 '한반도 평화 기원 가톨릭 음악회' 개최
외교사절단 등 400여명 참석 성황…소프라노 조수미 특별출연

伊로마의 17세기 古성당에 울려퍼진 한반도 평화의 메아리
이탈리아 로마 시내 한복판에 있는 유서 깊은 17세기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소망하는 아름다운 성가가 경건하고도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주교황청 대한민국대사관(대사 이백만)은 9일(현지시간) 오후 로마 성이냐시오성당(Chiesa di Sant'Ignazio)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톨릭 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음악회는 작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바티칸 공식 방문 기간 교황청의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 미사' 1주년을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행사에는 1980년대 주한 교황대사를 지낸 프란치스코 몬테리시 추기경, 잉트완 카밀레리 교황청 외교부 차관 등 교황청 주요 인사들과 칼리스타 깅리치 주교황청 미국대사, 권희석 주이탈리아대사를 비롯한 외교사절단, 신부·수녀, 교민 등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1시간 30분간 진행된 음악회에선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실력 있는 젊은 한국 성악가들이 나와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담은 열정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특별 출연, 애절한 음성으로 줄리오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등 2곡을 열창,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伊로마의 17세기 古성당에 울려퍼진 한반도 평화의 메아리
이번 행사는 로마의 중심인 베네치아 광장과 인접한 400년 역사의 정통 로마가톨릭 성당에서 진행됐다는 자체만으로 주목을 받았다.

무대가 된 성냐시오성당은 1650년 완공된 바로크 양식 건축물로, 성베드로 성당 내부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내부 조각상과 대형 천장화 등으로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성당의 가톨릭적 전통미(美)를 배경으로 한 특유의 울림으로 공연의 감동도 배가됐다.

교황청 관계자는 "로마의 유서 깊은 성당을 통째로 빌려 음악회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교황청과 성당 측의 깊은 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10월 바티칸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표시한 바 있다.

올 4월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인내심을 갖고 지속해서 화합과 조화를 추구한다면 분단과 대립을 극복할 수 있다.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계기로 모든 한국인에게 평화의 새 시대가 도래하길 기도한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음악회를 주최한 이백만 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 당시 방북 의사를 표명하는 등 한반도 평화에 지대한 관심을 표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속했고 한국의 가톨릭 발전에도 기여한 예수회를 창설한 성이냐시오 성인을 모시는 성당에서 음악회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소프라노 조수미씨도 "음악의 아름다운 화음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의 꽃이 만개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며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북한의 성악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진정 우리 모두가 하나 되는 무대에 서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伊로마의 17세기 古성당에 울려퍼진 한반도 평화의 메아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