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북동부에서 터키가 쿠르드족에 대한 포격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본격적인 공격을 앞두고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쿠르드족은 미국을 대신해 시리아 정부, 러시아 등과 손잡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터키 일간 사바흐는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시리아 북부 하사카주의 한 마을에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 부대에 터키군이 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부대 두 곳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터키 정부 관계자는 “터키군이 본격 작전 개시를 앞두고 쿠르드족 부대의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시리아 국경 인근 지역을 공습했다”고 말했다.

터키군은 대대적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터키 국방부는 “국경 인근에 테러 기지가 생기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작전 준비는 모두 완료됐다”고 밝혔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파레틴 알툰 터키 대통령실 공보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터키군은 곧 자유시리아군(FSA)과 함께 터키와 시리아 간 국경을 넘을 것”이라며 “YPG가 (시리아를) 떠나지 않는다면 터키군은 대테러전 걸림돌인 YPG를 막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FSA는 시리아 내 친(親)터키 성향 반군이다.

쿠르드족은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에 손을 내밀고 있다. 시리아 쿠르드 자치정부의 한 고위 인사는 “미군이 시리아 북동부에서 전면 철수할 경우 쿠르드족은 시리아 정부나 러시아와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미군의 빈 자리를 메우고 터키의 공격을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쿠르드족은 그간 독립국가 추진을 놓고 갈등을 빚은 시리아 정부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며 “미군 철수를 앞두고 곤경에 처하자 일단 시리아 내 자치권이라도 보장받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