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자산 매입 방안을 곧 발표하겠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최근 ‘일시 발작’ 증세를 보인 단기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것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QE)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미국실물경제협회(NABE) 연례회의에서 “적절한 수준의 (은행) 지급준비금을 유지하기 위해 유가증권 보유를 늘리기 시작할 때가 됐다”며 “조만간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Fed는 지난달 중순 하루짜리 오버나이트 금리가 한때 최고 연 10%까지 치솟는 ‘일시 발작’이 발생하자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통해 단기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Fed가 레포 거래를 통해 단기 유동성을 공급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1년 만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 조치는 은행 지준 규모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목적”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QE와 혼동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4차 QE와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Fed의 자산은 금융위기 이후 세 차례에 걸친 QE로 4조5000억달러까지 증가했다가 2017년 10월부터 양적긴축(QT) 시행으로 인해 지난달 3조7600억달러까지 감소했다. 파월 의장은 “장기보다는 단기 국채 위주로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는 통화정책 방향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오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입수되는 정보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현재의 경제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미 경제에 대해 “고용과 물가 전망은 우호적”이라면서도 “무역정책의 불확실성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글로벌 요인은 이런 전망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