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지난 5일부터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했지만 시위는 더 격렬해지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경고 깃발을 올리는 등 시위대와 중국군 간의 직접 접촉도 처음으로 목격됐다. 대형 쇼핑몰이 문을 닫으면서 마트마다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일 시위대 일부가 중국군 막사 벽에 레이저 불빛을 비추며 항의하자 중국군 병사가 지붕 위로 올라가 경고의 의미가 담긴 노란 깃발을 올렸다. 이 병사는 중국어와 영어로 “여러분은 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기소될 수 있다”고 적힌 경고문도 들었다. 로이터는 “홍콩 주둔 중국군이 시위대와 직접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7일 홍콩에서 ‘복면 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시위 참가자 2명이 기소됐다. 5일 관련 법이 시행된 이후 기소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홍콩 경찰은 4일 밤부터 5일 새벽까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회에 참여한 혐의로 홍콩 시립대 학생인 18세 응룽핑과 38세 여성을 기소했다. 이들에게는 최고 5년형까지 받을 수 있는 불법 집회 참여 혐의도 가중 적용됐다. 다만 2명 모두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시위대의 지하철 기물 파손이 잇따르자 홍콩지하철공사(MTR)는 5일 모든 지하철역을 폐쇄했다. MTR 4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6일에도 전체 역사 중 절반만 정상 운영했고 몽콕역, 애드미럴티역 등 정부 청사 인근의 지하철역은 7일까지 문을 닫았다.

일부 시민은 쌀, 화장지 등을 사재기했다. 대형 쇼핑몰이 문을 닫고 영업시간을 단축하면서 일부 마트에는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한 70대 홍콩 시민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쌀과 냉동만두, 통조림 등을 샀다”며 “언제 슈퍼마켓이 문을 닫을지 몰라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