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제재 강화 의식한 듯
이란 국영 석유사가 단독 사업
중국 국유 석유회사인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이 세계 최대 천연가스전 중 하나로 꼽히는 이란 사우스 파르스 11단계 개발 사업에서 손을 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이란 제재가 강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CNPC가 사우스 파르스 11단계 개발 계약을 철회했다”며 “이란 국영 석유회사(NIOC) 자회사인 페트로파르스가 단독으로 사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은 단일 가스전으로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7년 7월 프랑스의 토탈과 CNPC, 페트로파르스가 각각 50.1%, 30%, 19.9%의 지분을 갖고 모두 48억5000만달러(약 5조8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토탈은 2015년 7월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따라 미국이 이란 제재를 해제하자 서방 에너지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란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 제재를 재개하자 같은 해 8월 CNPC에 지분을 모두 넘겼다.

진가네 장관은 CNPC가 계약을 철회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란산 원유 수출을 막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CNPC도 결국 손을 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6일 이란산 원유를 선적한 중국 유조선 업체 두 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중국에 제재 동참을 촉구해왔다.

일각에선 오는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재개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미국을 의식해 CNPC에 계약 폐기를 지시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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