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서 카슈끄지 1주기 추도식 개최…베이조스 참석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암살 요원에게 살해당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1주기 추도식이 2일(현지시간) 살해장소인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총영사관 인근에서 개최됐다.

이날 추도식은 사우디총영사관 인근에 세워진 카슈끄지 기념비 앞에서 열렸으며, 그가 사우디총영사관에 들어간 시각인 오후 1시 14분에 시작됐다.

정확히 1년 전 카슈끄지는 결혼 관련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사우디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15명으로 구성된 암살팀에 납치·살해당했다.

추도식에는 그의 약혼녀인 하티제 젠기즈와 그가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워싱턴포스트(WP)의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젠기즈는 추도사에서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내 일생의 사랑이었다"며 "나는 아직도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고, 그의 친구들이 석방되기를 바란다"며 "전 세계의 모든 시선이 사우디를 향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어디에서나 그들을 따라다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조스는 젠기즈에게 "당신은 바로 이곳에서 몇 시간 동안 서성이며 그를 기다렸지만 그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며 누구도 당신이 견뎌야 했던 일을 겪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우리 마음속에 있다"며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우디 출신 언론인인 카슈끄지는 오사마 빈 라덴을 인터뷰하는 등 유능한 기자로 이름을 떨쳤으나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보도를 이어가다 2017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의 살해 사실이 알려지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암살을 지시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사우디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터키가 살해 현장의 녹음파일과 CCTV 영상 등을 증거로 제시하자 사우디 정부는 입장을 바꿔 그의 귀국을 설득하기 위해 파견된 현장팀이 독단적으로 그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사우디 검찰은 현장 요원 11명을 기소했으며, 법원은 이 가운데 5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카슈끄지의 시신은 사망 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를 겨냥해 "카슈끄지의 시신은 어디 있는가? 누가 그의 살해를 지시했는가? 법의학 전문가를 포함한 15명의 살해범을 이스탄불로 보낸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