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를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지금까지 협상에 걸림돌이 됐던 ‘안전장치(백스톱)’의 대안으로 북아일랜드만 한시적으로 EU 단일시장에 남기자고 2일(현지시간) 제안했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북아일랜드만 2025년까지 농산물·공산품 분야에서 EU 단일시장에 잔류시킨다는 내용을 EU에 전할 최종 제안서에 담았다. 2025년 이후엔 EU 단일시장에 남을지 말지 결정을 북아일랜드에 맡기기로 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이끈 전임 내각이 마련한 합의안에는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가 이행기간인 2020년 이후에도 국경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EU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에 잔류하기로 돼 있다. 이를 안전장치라고 부른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에서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붙어 있지만 신·구교 갈등으로 30여 년간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은 ‘피의 역사’가 있기 때문에 국경 통제를 서로 원치 않는다.

그러나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안전장치 조항이 브렉시트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데다 영국의 주권을 해친다고 반대해왔다. 반면 EU 측은 대안 없이 안전장치 조항을 폐기할 수 없다고 맞섰다.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은 존슨 총리의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은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 총리는 “내 협상안(My deal)을 EU가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노딜(No deal)”이라며 이번 협상안이 마지막 제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