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과학자 등 연구팀, 동영상 촬영 관측장치 개발
하룻밤에 영화 1만편분 촬영, 초신성·소행성 관측

밤하늘을 망원경으로 샅샅이 촬영한 후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초신성 등 미지의 천체를 실시간으로 찾아내는 관측장치를 도쿄(東京)대학 과학자 등이 참가한 일본 연구팀이 개발했다.

1일 NHK에 따르면 연구팀이 개발한 관측 시스템은 천체망원경에 84개의 고성능 동영상 센서를 부착한 것으로 천문대가 있는 나가노(長野)현에 설치됐다.

광활한 천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카메라와 관측 데이터를 즉시 분석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갖췄다.

'도모에고젠'으로 명명된 이 관측장치는 이날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폭발 직후의 초신성은 물론 지구와 충돌할 우려가 있는 소행성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AI, 이젠 천체관측 나선다…日, 실시간 촬영·분석장치 가동
도모에고젠은 1억9천만 화소의 고감도 이미지센서로 오리온자리 아래 절반 부분을 한번에 동영상으로 잡아낸다.

하룻밤 관측으로 영화 1만편에 해당하는 동영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매 6초마다 망원경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면서 2시간에 걸쳐 밤하늘 전체를 동영상으로 촬영, 인공지능을 이용해 미세한 빛과 별의 위치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찾아낸다.

연구팀에 따르면 밤하늘을 동영상으로 샅샅이 관측하는 장치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별이 갑자기 밝게 빛나는 '초신성'은 연간 1천개 정도, 미지의 소행성은 연간 100개 정도 찾아내는게 목표다.

연구팀 리더인 사코 시게유키(酒向重行) 도쿄대학 교수는 "인류가 일찍이 본 적이 없는 우주의 아주 작은 변화를 동영상으로 관찰함으로써 그동안 잡아내지 못했던 우주의 모습에 다가가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별이 대폭발을 일으켜 밝게 빛나기 시작하는 초신성과 미발견 혜성, 소행성 등의 새로운 천체는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알 수 없다.

새로운 천체를 효율적으로 발견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넓은 범위를 빈번히 관측해 별빛의 변화 여부를 조사해야 하지만 범위가 넓어질수록 별의 수가 증가해 사람이 조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도모에고젠은 하룻밤에 1억개의 별을 동영상으로 촬영,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한다.

10여분만에 동영상을 분석해 특수한 움직임을 보이는 천체와 갑자기 나타나는 천체 등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자료중에는 대기 흔들림이나 전기신호 잡음 등 천문현상과 구분하기 어려운 데이터도 적지 않지만 연구팀은 인공지능에 미리 이런 데이터를 학습시켜 자동적으로 걸러 내도록 했다.

분석 결과는 도쿄 미타카(三鷹)시에 있는 연구실에 실시간으로 전송되며 새로운 천체일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점수 형식으로 표시된다.

그동안의 시험관측에서 이미 사자자리 방향에 나타난 초신성 1개를 발견했고 제어불능 상태가 된 일본 X선관측위성 '히토미'의 모습도 잡아내는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