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단기자금 조달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로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013년부터 연 -0.1%의 단기 정책금리를 적용해 오면서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린홀딩스와 오지홀딩스,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 DIC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0.01~-0.0001%의 금리로 CP를 발행했다.

일본 채권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21조3000억엔(약 237조7378억원)에 달하는 CP 발행 잔액에서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된 비중은 30~4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 트렌드가 은행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에서 CP 발행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 일본에서 회사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된 적은 없지만, CP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주류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처럼 마이너스 금리로 CP 발행이 늘어나는 것은 CP 발행 기업과 CP 매입 금융사 모두에 이득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CP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에도 소액이지만 ‘이자 수익’까지 얻게 된다. 은행 등 금융사들로서도 대출하지 못해 남은 자금을 BOJ에 예치하면 연 -0.1%의 ‘보관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 CP를 매입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수단이 된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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