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관광명소인 붉은광장에서 어린 젖소를 데리고 나와 "동물은 음식이 아니다"라고 외치던 30대 미국인 채식주의 여성 활동가가 체포됐다. 이 활동가는 13일간의 구류형을 선고받았다고 로이터 통신, 타스 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관광비자로 러시아에 와 모스크바 외곽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 알리시아 데이(34)는 지난달 28일 낮 보안구역에 속하는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서 젖소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저항하는 데이를 연행해 조사를 벌인 뒤 '통행 방해'와 '경찰 지시 불이행' 등 두 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스크바 트베리 구역 법원은 데이의 불법 혐의가 인정된다면서 경찰 지시 불이행에 대해선 13일간의 구류형을, 통행 방해 행위에 대해선 2만 루블(약 35만원)의 과태료를 선고했다. 판사는 "채식주의자이자 동물 권리 보호운동가인 미국인 데이가 젖소를 명백한 선전 도구로 이용하면서 붉은광장에서 산책을 했고, '동물은 음식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지적했다. 데이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박사 소'로 이름 붙인 이 젖소를 러시아의 상품·서비스 거래 인터넷 사이트인 아비토(Avito)에서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젖소가 잡아 먹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샀다"면서 "그를 멋진 곳으로 데려가 러시아를 구경시켜 주고 싶었다.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난당국 관계자는 젖소는 압수해 동물보호센터로 보냈다고 전했다. 미국 뉴저지 태생의 채식주의 운동가인 데이는 2019년 영국 런던에 살 당시 애완동물 돼지를 자신의 아파트에서 키우면서 식당에 데리고 가고, 목욕도 함께 하는 등의 기행으
시드니서 장례미사…성당 밖에선 성소수자 단체 등 시위 아동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가 긴 법정 다툼 끝에 무죄 선고를 받은 호주 조지 펠 추기경의 장례식에 조문객과 시위대가 대거 몰렸다. 2일 호주 A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시드니 세인트 메리 대성당에서는 지난달 10일 별세한 펠 추기경의 장례 미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토니 애벗 전 총리와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 등 호주 고위급 인사를 비롯해 수천 명이 참석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자리가 없어 성당 밖에 세워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장례식을 지켜봤다. 에벗 전 총리는 추도사에서 "그는 호주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톨릭 신자이며 호주에서 가장 위대한 아들 중 한 명"이라며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시간 대성당 맞은편 공원에서는 성 소수자 커뮤니티를 비롯해 수백 명이 '지옥에서 불태워져라', '수치스럽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에 참석한 레이네 엘본 씨는 "우리는 가톨릭교회에서 일어난 일의 희생자들과 생존자들에 대한 연대를 드러내기 위해 이곳에 왔다"라고 말했다. 당초 경찰은 이들의 시위를 막을 계획이었지만 시위대가 행진 경로를 양보하면서 시위와 장례 미사는 동시에 진행됐다. 대신 추모객과 시위대가 충돌할 것을 대비해 경찰들이 성당 주변에 배치됐다. 이날 양측의 충돌은 없었지만, 일부 장례식 참석자가 성당 울타리를 따라 묶어놓은 리본을 제거하려 했고, 이에 시위대가 항의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 리본은 성 학대 생존자들을 지지하는 의미다. 펠 추기경에 항의하는 이들은 장례식이 열리기 며칠 전부터 대성당 울타리에 형형색색의 리
거대 혹등고래 한 마리가 미국 동북부 롱아일랜드섬 해변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혹등고래가 죽은 원인으로는 선박 충돌로 추정되고 있다.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측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현재까지 조사 결과 이 혹등고래의 사인은 '선박 충돌'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길이가 12m, 몸무게가 14.5t에 달하는 이 혹등고래는 루나(Luna)라는 이름의 40세 수컷으로 그간 해양학자들의 모니터 대상이었다. 지난해 9월 캐나다 남동쪽 노바스코샤에 목격된 것이 가장 마지막이다. 그러나 루나는 지난달 30일 오전 롱아일랜드 중서부 헴스테드에 있는 해변 공원에 죽은 채로 떠밀려왔다. 헴스테드 타운 관계자인 돈 칼빈은 “지난 20년 동안 이곳 선원들도 이 정도 크기의 고래를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면서 “덩치가 너무 커 해안에서 끌어올릴 때 크레인을 동원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후 생물학자 등 20명으로 구성된 팀이 부검에 나서 조직 샘플 등을 채취했으며 최종 결론은 수 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선박 충돌이 사인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해양학자인 카라 파티노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루나는 해양학자들에게 매우 잘 알려진 고래였다"면서 "사체로 발견되기 불과 며칠 전 죽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혹등고래는 긴수염고래과의 포유류로, 몸길이는 11~16m, 몸무게는 최대 40t에 이른다. 주로 크릴새우(남극새우)와 작은 물고기를 먹고 살며, 수명은 45~100년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