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으로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다음달 1일 시작하는 국경절 연휴 이전에 비축 돼지고기 1만t을 추가로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나는 국경절을 맞아 비축 돼지고기를 추가로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중국 당국은 지난 19일 비축 돼지고기 1만t을 시장에 공급하기도 했다.

가오 대변인은 “국경절 연휴 돼지고기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등은 국경절 이전에 1만t의 비축 돼지고기를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며 “돼지고기 가공식품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비축 돼지고기 공급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해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겠다”며 “중국 육류 시장의 공급은 전체적으로 충분하고 가격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중앙정부의 비축 육류 방출량은 돼지고기 2만t, 소고기 2400t, 양고기 1900t”이라며 “우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방정부에서도 비축 고기 방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오 대변인은 또 상무부는 앞으로도 돼지고기의 시장 수요와 공급, 가격 변화를 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최근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대응해 지난달 돼지고기 수입량을 전년 동기 대비 76% 늘렸고, 미·중 무역전쟁 중에도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추가 관세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비축 돼지고기 방출 등 여러 대책에도 지난주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0.9% 상승하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으로 인한 직접 손실은 1조위안(약 170조원)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왔다.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리더파 중국농업대학 동물과학원장은 지난 24일 양돈업계 포럼에서 “국내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직접 손실은 1조위안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는 돼지 사료와 요식업 관련 손실 등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리 원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국 돼지고기 생산량이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면 해외에서 공급받아야 하는데 이는 매우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