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금지 늘자 미래 의구심
2000억弗 M&A 논의 종료
‘말보로’ 제조사인 글로벌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그간 미국 알트리아그룹과 추진하던 합병 협상이 결렬됐다. PMI는 알트리아가 대주주인 액상형 전자담배 회사 ‘쥴랩스’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퇴출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쥴랩스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퍼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PMI와 알트리아 간 합병 논의가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PMI 이사회가 이날 알트리아 측에 논의를 더 이상 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PMI와 알트리아는 1847년 영국에서 세워진 필립모리스에서 분사한 기업들이다. 2008년 미국 내 담배 규제 강화 등에 대처하기 위해 알트리아가 미국, PMI가 글로벌 시장을 각각 맡는 방식으로 나뉘었다.

두 회사는 지난달 규모의 경제를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합병 후 기업가치는 전 세계 담배회사 중 가장 큰 2000억달러(약 24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쟁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보다 세 배 더 큰 규모다.

최근 미국에서 쥴랩스와 전자담배를 둘러싸고 각종 논란이 터져 나온 것이 합병 논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알트리아는 지난해 12월 쥴랩스 지분 35%를 128억달러(약 15조원)에 인수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미성년자 전자담배 이용이 늘면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쥴랩스가 당국의 허가 없이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안전하다’는 내용을 담은 광고를 낸 것을 문제 삼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쥴은 이날 케빈 번스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미국 내 광고 활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자담배 시장에서 과일향 등을 첨가한 가향 담배가 속속 퇴출되면서 쥴랩스의 기업가치는 알트리아가 투자했던 당시 380억달러(약 45조원)에서 250억달러(약 30조원)로 쪼그라들었다.

PMI와 알트리아의 합병 무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사 주가는 희비가 갈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알트리아 주가는 장중 4.7% 폭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0.4% 하락 마감했다. PMI 주가는 반대로 5.2% 올랐다. 쥴랩스 인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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