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 전설 어니 뱅크스 유산, 아내에게 돌아갈까

미국 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최초의 흑인 선수이자 '원조 유격수 슬러거'로 통하는 '야구계의 전설' 어니 뱅크스(1931~2015)가 세상을 떠난 지 4년여가 지났으나 그의 가족들은 아직도 유산 분쟁을 겪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뱅크스의 아내 엘리자베스가 유산 상속인 레지나 라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유언무효확인 소송과 관련, 법원은 전날 엘리자베스에게 '주장의 법적 근거'를 추가 제출하도록 허용해 재판이 계속 진행되게 했다.

라이스는 뱅크스가 말년에 의지했던 간병인으로, 뱅크스는 세상을 떠나기 3개월 전 서명한 유언장을 통해 전재산을 라이스에게 남겼다.

뱅크스의 아내와 자녀들은 라이스가 뱅크스를 부추겨 유서를 작성토록 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판사는 뱅크스 유언의 효력을 인정해야 할지 판결하기에 앞서 아내 엘리자베스의 주장을 더 듣기로 했다.

부부는 뱅크스 사망을 앞두고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엘리자베스 측은 "유언장 서명 당시 뱅크스는 정신이 흐린 상태였다"며 라이스에게 사기, 노인 대상 재정적 착취, 상속에 대한 고의적 간섭 등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엘리자베스는 뱅크스의 유언장과 신탁서에 서명된 날짜가 정확하지 않거나 뱅크스가 서명한 이후 수정된 증거를 최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이스는 "뱅크스와 12년 이상 친구였다.

그의 마지막 바람을 지키려는 것뿐 아무것도 원하는 것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임종을 앞두고 가족들에게 뱅크스의 건강 악화를 전했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며 뱅크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라이스는 뱅크스가 2008년 유언장을 작성했다가 2014년 10월 낙상으로 부상한 후 유언장을 재작성했다면서 "당시 뱅크스는 세세한 것을 확인할 정도로 의식이 맑았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다음달 23일 다시 법정에 선다.

뱅크스는 흑인들로만 구성된 '니그로 리그'를 거쳐 1953년 9월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컵스에 입단했다.

이후 컵스에서만 19시즌을 뛰며 11차례 올스타에 선발됐고,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2년 연속(1958년·1959년) 수상한 최초의 선수가 되기도 했다.

그는 통산 2천528경기에 출전, 9천421차례 타석에 들어서 홈런 512개, 안타 2천583개, 타점 1천636개를 올렸다.

뱅크스는 1977년 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으며 컵스는 1982년 그의 등번호 14번을 영구 결번했다.

2013년엔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받았다.

그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로도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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