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밍고 "내가 출연하면 동료들의 노고 가려질 것"…의혹은 부인

잇단 성희롱 의혹에 휩싸인 '오페라의 전설' 플라시도 도밍고(78)가 자신의 데뷔 무대였던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도 더는 설 수 없게 됐다.

'성희롱 의혹' 도밍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도 떠난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2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도밍고가 지금부터 향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열릴 모든 무대에 서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피터 겔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총감독은 도밍고의 성추행 의혹이 보도된 이후 그의 공연을 취소하라는 압박에도 로스앤젤레스(LA) 오페라와 미국 오페라노조(AGMA)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버티다가 결국 물러선 모양새가 됐다.

겔브 총감독은 이날 단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도밍고가 그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도밍고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공연에 출연하게 되면 무대 앞과 뒤에서 고생한 동료들의 노고가 가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공연 철회를 결정했고, 내 결정을 정중하게 받아준 메트로폴리탄 측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정당한 절차 없이 사람들이 비난받는 사회적 분위기에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5일부터 공연될 예정이었던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의 주인공은 도밍고가 아닌 바리톤 가수 젤리코 루치치로 교체된다.

지난 1968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데뷔한 도밍고는 이후 51년간 매년 이곳에서 공연을 해왔다.

올해에도 '맥베스'를 비롯해 11월에 열릴 '나비부인' 4회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앞서 미국에서는 도밍고의 의혹이 불거지자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댈러스 오페라 등 주요 오페라 극장이 잇따라 도밍고의 갈라 콘서트와 리사이틀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