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장관급 무역 협상이 2주일 뒤 열린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콩)에 대한 수입관세를 면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실무협상 뒤 난기류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2주일 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류허 중국 부총리를 워싱턴에서 만나 무역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허 부총리는 미·중 무역협상의 중국 측 대표다. 므누신 장관은 “내 생각에는 다음 주가 아니라 그 다음 주에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주 워싱턴에서 실무협상을 벌였던 중국의 차관급 대표단이 미국 농장 방문 계획을 취소한 것은 므누신 장관의 요청이란 사실도 확인됐다. 미 CNBC방송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중국 대표단이 방문을 미룬 건 전적으로 우리의 요청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다른 때로 일정을 변경할 것이며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므누신 장관의 발언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미국과 이집트 정상회담 도중 나왔다. 취재진이 ‘중국 대표단의 미국 농가 방문 취소가 무역협상에 미칠 영향이 뭐냐’고 묻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을 므누신 장관에게 넘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길 원한다”고 강조했고 므누신 장관은 “중국은 농산물을 사겠다고 약속해왔으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부과하기로 한 고율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일부 지방 정부와 기업들이 미국산 대두를 수입할 경우 추가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해당 기업들은 200만∼300만t의 미국산 대두에 대해 추가 관세를 면제받으며, 일부 기업은 이미 미 북서부 지역에서 최소 120만t의 대두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이 순항할지 관심이 쏠린다. 당초 시장에선 미·중 무역협상이 난기류에 빠졌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지난 19∼20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다. 특히 당시 중국측 협상단은 실무협상 직후인 20일 미국 몬태나주와 네브래스카주의 농가를 방문하려다 돌연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중국과의 부분적 합의가 아니라 완전한 합의를 원한다”며 “대선 전에 합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중간단계 합의’도 고려할 수 있다던 기존 발언과 다른 톤의 목소리를 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