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PMI 41.4로 떨어져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

유로존 PMI도 6년 만에 최저
서비스업까지 경기 둔화 조짐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독일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유로존 PMI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PMI는 기업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경기 전망을 조사해 발표하는 경기동향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국가들에 파격적인 재정 확대정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獨 제조업 경기 10년 만에 최악…유로존 침체 공포 커진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이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독일의 9월 제조업 PMI는 41.4로,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포괄하는 합성 PMI도 49.1로, 최근 8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유로존의 9월 제조업 PMI 역시 45.6으로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서비스업 PMI는 52.0으로 전달(53.5)보다 하락해 제조업 경기 둔화가 서비스업까지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유로존 경제는 올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0.2% 성장하는 데 그쳤고, 독일은 같은 기간 성장률이 -0.1%를 기록했다.

ECB는 이날 발표한 유로존 경제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로존 산업 생산 둔화는 외부 요인보다 역내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작년 상반기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교역 악화와 중국의 성장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끼쳤지만, 하반기부터는 독일 등 유로존 내부 문제가 경기 악화의 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작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유로존 산업 생산 증가율 하락에 외부 영향이 37%, 유로존 역내 요인이 63%라고 덧붙였다.

특히 유로존 성장엔진인 독일의 자동차산업이 침체되고 있고, 그 이유에는 배기가스 규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부터 유럽연합(EU) 회원국에 적용되고 있는 강력한 배기가스 규제인 국제표준시험방법(WLPT)과 디젤 자동차 금지 조치 등은 자동차 강국인 독일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들어 독일 자동차 생산량은 12% 줄었고, 수출은 14% 감소했다. 자동차와 부품산업은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4%,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로존 경기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며 “제조업에서 시작된 경기 한파가 산업 전반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제조업의 신규수출수주 등 선행지표를 포함해 최근 지표가 회복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드라기 총재는 또 경기 부양을 위해 유로존 국가에 재정 확대정책을 촉구했다. 그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때”라며 “각국이 경기 하강기에 맞서 재정 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ECB는 유로존 경기 부양을 위해 예금금리 인하 및 채권 매입 재개, 은행권 장기 대출 조건 완화 등 3년 만에 대폭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내놨다.

이날 발표된 일본의 9월 제조업 PMI도 48.9로, 5개월 연속 경기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이는 2016년 6월 이후 최저치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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