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과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에서 소형 증권사들의 파산이 잇따르고 있다. 주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주요 수입원인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미국 뉴욕거래소를 제치고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홍콩거래소는 올해 순위가 3위로 밀릴 전망이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홍콩에서 13곳의 소형 증권사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폐업한 증권사(7곳)의 두 배 가까이 이르는 것이자 지금까지 사상 최대였던 2013년 11곳을 넘어선 수치다. 이 중 10곳이 지난 6월 9일 송환법 반대 시위가 본격 시작된 이후 파산했다.

톰 찬팍람(陳柏楠) 홍콩 증권딜러협회장은 “전례 없는 반정부 시위로 주식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2006년 406개였던 홍콩 증권사는 지난 6월 말 기준 594개로 50%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 본토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홍콩에서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앞다퉈 증권사 설립에 나선 덕분이었다. 이 중 65개 대형 증권사가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10%의 시장을 놓고 소형 증권사들이 경쟁하고 있다.

무역전쟁과 송환법 반대 시위는 홍콩거래소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