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대상자·지급액 대폭 축소
"신청자 중 100만명 못 받을 것"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온 프랑스 정부가 이번엔 실업보험 개정안을 내놓는다. 프랑스는 ‘실업자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후한 복지를 제공해왔지만 개정안에선 실업급여 수급을 위한 필수 근로기간을 늘리는 등 요건을 까다롭게 했다.

프랑스 경제매체 레제코에 따르면 프랑스 고용보험공단은 오는 11월부터 시행할 새 실업급여 개정안을 24일 발표할 예정이다. 현행법에선 지난 28개월간 최소 4개월을 일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지난 24개월 동안 최소 6개월을 일해야 실업급여를 받을 자격이 주어진다. 르몽드는 “실업급여 신청자 260만여 명 중 100만 명 이상이 이번 요건 강화로 수당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논란이 됐던 고소득 실업자 수당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프랑스에선 올초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의 0.03%가 월 최대 7700유로(약 100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업보험 개혁의 도화선이 됐다. 프랑스의 실업급여 수준은 월급여의 평균 60% 수준이어서 기업 임원 등을 지내다 실직하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하는 사람보다 실업자가 더 많이 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번 개정안에선 직장에서 월 4500유로(약 600만원) 이상을 벌던 고소득자가 실직하면 7개월 뒤부터 실업급여 수령액의 30%를 감액한다는 규정이 포함됐다.

프랑스 정부는 실업급여 수급 조건을 까다롭게 하면서 실업자 감소와 재정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레제코에 따르면 내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재정 절감액이 45억유로(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노동시장 개혁과 친기업 정책 덕에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업률은 8.5%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크롱 대통령 취임 당시 23%를 웃돌던 청년실업률도 19%대로 떨어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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