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충돌 가능성 낮아져
유가 하락…WTI 58달러
< 사우디 왕세자 만난 폼페이오 “이란이 직접 폭격…전쟁 행위”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지난 14일 발생한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과 관련한 공동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사우디 왕세자 만난 폼페이오 “이란이 직접 폭격…전쟁 행위”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지난 14일 발생한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과 관련한 공동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일단 군사행동 대신 경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친(親)이란 성향인 예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시설 두 곳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이 공격 배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48시간 안에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우 중대한 제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위터에도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이란에 대한 제재를 상당폭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썼다. 다만 제재 대상과 범위 등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은 이란을 공격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응책엔 많은 선택지가 있고 그중 최후의 선택지는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최후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람코 피습 다음날인 지난 15일 “미국은 공격 준비가 다 됐다”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16일 “전쟁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한발 물러선 뒤 이날 경제 제재 방침을 내놨다. 헨리 롬 유라시아그룹 이란·이스라엘 부문 선임연구원은 “이번 이란 제재 강화 결정은 군사적 대응을 위한 사전 조치가 아니라 대체 조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이란 간 군사충돌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1%(1.23달러) 낮은 58.1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예고에 즉각 반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이란 현지 매체에 “미국이 이란에 ‘최대 압박’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젠 ‘최대 비방’을 하는 것”이라며 “이란이 이번 공격 배후라고 믿는 이들은 없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전날 주테헤란 스위스대사관을 통해 미국 정부에 공식 외교전문을 전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에는 “이란은 이번 공격과 관련이 없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이란에 적대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즉각 대응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사우디 당국은 이란을 석유시설 공격 배후로 공식 지목했다. 투르키 알말리키 사우디군 대변인은 “피격 잔해를 분석한 결과 무기는 모두 이란산이고, 피격 당시 영상을 보면 공격 원점은 북쪽이었다”며 “이번 공격 배후는 의문의 여지 없이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피습 석유시설 기준 남쪽에 예멘이, 북쪽에는 이란과 이라크가 있다. 알말리키 대변인은 “이란이나 이란 대리군이 이번 공격을 자행한 것”이라며 “정확한 무기 발사 원점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 석유시설 피습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재차 주장하며 다음 공격 목표는 아랍에미리트(UAE)라는 성명을 냈다. 야히아 사레아 후티 반군 대변인은 이날 “UAE 아부다비와 두바이 등 곳곳에 후티 반군의 목표물이 수십 개 있다”며 “드론 하나의 공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유리건물이 안전하길 원한다면 UAE는 예멘에 간섭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와 UAE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에 맞서 4년 넘게 내전을 벌이고 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후티 반군이 과거 UAE를 위협한 적은 있지만 실제 공격한 적은 없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