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하원의장 "의회 없이 브렉시트 없다"
존슨 겨냥 의회 민주주의 강조
버커우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대에서 좌담회가 끝난 뒤 기자가 브렉시트에 대해 묻자 “의회 없이 브렉시트 없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절차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1773년 미국인들이 영국 배에 실린 차를 바다에 버리며 한 “대표 없이 세금 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버커우 의장은 단호했다. “세상의 어떤 권력도 의회를 무시하고 브렉시트를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브렉시트 방안으로 △딜을 만드는 것 △노딜을 하려면 의회 승인을 받는 것 △처음부터 다시 토론하는 것 등 세 가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버커우 의장은 “세 가지 중 어떤 방안이 낫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며 “강조하려는 건 의회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영국 하원의장은 물러나면 귀족(남작) 작위를 받는 게 관례다. 하지만 버커우 의장은 230년 만에 처음으로 귀족 작위를 받지 못하는 영국 하원의장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집권당인 보수당에 밉보였기 때문이다. 보수당은 그가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쪽으로 의사 진행을 했다며 귀족 지위를 수여하는 전통을 없애려 하고 있다.
버커우 의장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미 발표한 대로 10월 말 의장직을 내려놓고 물러나겠다”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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