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지난달 경제 지표가 또 부진하게 나왔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했다. 증가율은 2002년 2월(2.7%) 이후 17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5.2%)에도 크게 못 미쳤다.

중국 정부의 올해 산업생산 증가율 관리 목표는 5.5∼6.0%다. 1∼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5.6%로 아직은 목표 범위 안이다. 그러나 갈수록 산업생산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어 목표치 달성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산업생산 증가율이 17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두고 "무역 전쟁과 수요 감소 충격 속에서 경제가 더 약화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다른 주요 경제 지표들도 모두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8월 소매판매는 작년 동월보다 7.5%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7.6%)과 시장 예상치(7.9%)보다 낮았다.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 견인 효과가 가장 큰 소비 진작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정책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중국 지도부가 각 지방정부에 특수목적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인프라 투자를 하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1∼8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5.5%에 그쳤다. 연중 최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 속에서 올해 들어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는 가팔라지고 있다. 2분기 경제 성장률은 관련 통계 공표 이후 최악인 6.2%까지 떨어졌다. 올해 경제성장률 마지노선을 6.0%로 정한 중국 정부는 현재 비상에 걸렸다.

리커창 총리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각종 위험과 도전을 극복하고 경제의 안정적 발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과 능력이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중국 경제가 6% 이상의 중고속 성장 유지할 수 있기는 매우 쉽지 않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발표된 다른 경제 지표들도 미·중 무역전쟁 충격 속에서 중국 경제가 받는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7∼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증가율은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이어진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중국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넉 달 연속 경기 위축 구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추가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피치는 글로벌 경제전망(GEO)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전망했던 6.2%에서 6.1%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6.0%에서 5.7%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의 대처도 이전보다 강해지는 분위기다. 연초 내놓은 대규모 부양책으로 대처가 되지 않자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15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풀었다. 이달 중 금리 인하까지 단행할 태세다. 부채 문제가 여전하지만 돈줄을 풀어 경기 둔화 대응에 나서는 것은 중국이 받는 경기 하방 압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은행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레이먼드 영은 "성장 안정을 위해 향후 수개월 동안 더욱 공격적인 정책 노력을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