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합동기자회견 열어 민심 다독여
중국, '국민고기' 돈육 대란…비축분 방출·보조금 등 안정 총력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깃값이 1년 전보다 40% 넘게 올라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1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 상무회의에서 돼지고기 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는 조치를 조속히 시행하는 등 민생 보장 대책을 강조했다.

또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와 농업농촌부, 재정부 등 6개 부처는 같은 날 합동 기자회견에서 돼지고기 생산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개위는 냉동 돼지고기 비축분을 방출하는 계획도 최근 세웠다고 밝혔다.

중국은 중추절(추석)과 국경절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 초에는 최대 명절인 춘제(설)도 맞이하는데 이런 중요한 시기에 비축해둔 돼지고기를 풀면 시장의 공급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가격 안정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이미 지급된 보조금은 누적 32억3천만원(약 5천억원)에 이른다.

이와 함께 생산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양돈 농가가 새 시설을 지으면 최대 500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이번 주 앞서 발표했다.

발개위의 가격 부문 책임자인 펑샤오쭝은 "돼지고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자신과 능력이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정부가 돼지고기 가격을 긴밀히 모니터하고 생산을 안정시키며 시장 가격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8월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46.7%나 뛰었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2.8% 올랐는데 돼지고깃값 상승은 이 가운데 1.08% 포인트를 기여했다.

중국은 돼지 생산과 소비 대국이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중국 내 육류 소비의 62.7%가 돼지고기다.

중국에서 고기(肉)라고 하면 돼지고기를 말한다.

다른 고기가 들어간 음식 이름에는 소고기, 닭고기 등의 수식어가 붙지만 '동파육'처럼 돼지고기로 만들면 '고기'(육) 한 글자만 붙는다.

이런 '국민 고기'의 가격이 치솟으니 후춘화 부총리가 최근 현장 시찰에서 "돼지고기의 충분한 공급을 확보하는 것은 경제 문제일 뿐 아니라 긴박한 정치 임무"라고 말할 정도로 중국 지도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미 푸젠성이나 광시성 난닝 등 일부 지역에서 과거의 배급제를 연상시키는 구매량 제한 조치까지 나온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한 것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공급 급감 때문이다.

7월 돼지 재고량은 전월보다는 9.4%, 작년 동기보다는 32.2% 줄었다.

중국에서 지난해 4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이후 이 영향으로 돼지 재고는 3분의 1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정부는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돼지고기 문제로 민심이 돌아설 것을 우려해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 4일 부처 합동으로 6가지 대책을 발표했으며 10일에는 국무원이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모든 중앙정부 부처와 각 지방정부가 돼지고기 증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환경 보호를 위해 펴왔던 양돈 농장 폐쇄 정책도 철회하고 돼지고기 운송 트럭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며 돼지 농장에 대한 대출을 무조건 허용하기로 하는 등 각 부처가 앞다퉈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은 돼지고기 생산 확대와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 퍼진 아프리카돼지열병을 통제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정부의 조치가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돼지고기 수입도 부쩍 늘리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지난 9일 브라질 육류 공장 25곳에서 수입하는 것을 새로 허가했다.

중국은 돼지고기 소비량의 95%를 국내에서 충당하는 가운데 위캉전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은 장기적으로 돼지고기 생산의 자급자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