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홍콩 민주화 운동인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고 있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왼쪽)이 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홍콩 시위대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호소했다. 웡이 베를린의 한 행사장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4년 홍콩 민주화 운동인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고 있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8일 또 체포됐다.웡은 이날 데모시스토당을 통해 전한 성명에서 “보석 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오늘 아침 공항 세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면서 현재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웡은 지난 3일 대만을 방문해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정치인들을 만나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다 이날 오전 귀국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웡은 다만 “9일 아침 공판 이후에 풀려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동료들을 향해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그는 홍콩 법원이 그의 출국을 승인했기 때문에 보석 조건 위반이라는 체포 혐의는 절차상의 실수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앞서 웡은 지난달 30일 시민들의 불법 시위 참여를 선동한 혐의 등으로 데모디스토당 여성 상임위원인 애그니스 차우와 함께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당시 홍콩 경찰이 송환법 시위대 지도부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웡은 2014년 홍콩 행정장관(행정 수반) 직선제를 요구하며 79일간 이어진 대규모 시위인 이른바 ‘우산혁명’을 이끌었다. 당시 17세에 불과했던 그는 하루 최대 50만 명이 참여한 시위를 주도해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2016년 데모시스토당을 창당했고 2017년엔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지명됐다.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지난 4일 전격적으로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 폐지를 선언했지만 홍콩 시민은 14주째 주말 시위를 이어갔다. 시민들은 홍콩 정부가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요구 조건을 모두 수용할 때까지 싸우겠다며 거리로 나섰다.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는 도심인 차터가든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 총영사관까지 행진했다. 경찰이 집회를 허가해 시위대와 경찰 간 큰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전날 저녁엔 검은 옷을 입은 시민 수백 명이 몽콕 지역에 있는 프린스 에드워드 지하철역 앞으로 모여들기도 했다. 이 역은 시위대 사이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을 상징하는 곳이다. 홍콩 경찰은 지난달 31일 이곳에 최정예 ‘랩터스 특공대’를 투입해 63명을 체포했다.이 과정에서 10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병원으로 옮겨진 사람은 7명뿐이고 3명이 숨졌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하지만 구급대원이 착오였다고 해명했고, 홍콩 정부도 숨진 시민은 한 명도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홍콩국제공항은 이날 원활하게 운영됐다. 시위대는 당초 공항을 마비시키는 시위를 벌이려 했지만 경찰이 공항버스와 공항철도 역사에서부터 신분증과 항공권 등 여행 관련 증명 자료를 검사하는 등 일대 순찰을 대폭 강화해 공항 봉쇄는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공항으로 향하는 많은 버스에 경찰관을 태워 승객들의 동향을 주시했다.SCMP는 “이번 주말 시위에 참여한 시민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3개월간 이어져온 시위가 끝을 향해 가는 것인지, 아니면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캐리 람 행정장관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안 철폐 선언 후 홍콩이 첫 주말을 맞이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정부가 행정장관 직선제 등 나머지 요구를 모두 수용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다시 거리로 나서 경찰과 충돌했다.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 무렵부터 항의의 뜻을 나타내는 검은 옷을 입은 시민 수백명이 몽콕 지역에 있는 프린스 에드워드 전철역 앞에 모여들었다.민주화 진영은 이 과정에서 경찰 특공대원들이 저항하지 않는 시민을 마구 때리는 등 공권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한다.몰려든 이들이 점차 많아지자 홍콩 전철 운영사인 MTR은 프린스 에드워드 역을 폐쇄했다.군중들은 이후 인근 몽콕 경찰서 앞 도로를 점거하고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거리에서 물건들을 쌓아놓고 불을 붙이기도 했다.홍콩에서는 지난달 31일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시민 3명이 숨졌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이를 사실로 믿는 많은 홍콩 시민은 프린스 에드워드 전철역 입구에 찾아와 조화를 놓고 추모에 나섰다.하지만 홍콩 정부는 지난 6월 이후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시민은 한 명도 없다면서 사망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당초 민주화 진영은 이날 홍콩 국제공항을 마비시키는 시위에 나서려 했지만 경찰이 원천 봉쇄에 나서 공항은 원활하게 운영됐다.홍콩 경찰은 이날 홍콩 국제공항 입구에서 항공 여정서 등 여행 관련 증명 자료를 갖춘 이들만 공항 청사 안에 들여보냈다.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시민들의 반발에 밀려 결국 지난 4일 송환법 완전 철폐를 선언했다.그러나 반대 진영은 행정장관 직선제, 경찰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 조사위 설치 등 나머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다.민주화 운동 진영은 8일 오후 1시 30분 도심인 센트럴의 차터 가든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 총영사관까지 행진할 예정이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