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이 다음달 31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3개월 연기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는 일단 피했다.

영국 하원은 4일(현지시간) 힐러리 벤 노동당 의원이 제출한 ‘EU 탈퇴 법안’을 찬성 327표, 반대 299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에서 탈퇴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법안에는 영국 정부가 10월 19일까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 마련에 실패하거나,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할 경우 총리가 EU 집행위원회에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요청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5~6일 상원 논의를 거쳐 여왕의 재가를 받으면 효력이 발생한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가 되더라도 10월 31일까지 EU 탈퇴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하원의 반대로 좌절됐다. 존슨 총리는 이에 맞서 다음달 15일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부결됐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