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염에 일부 그린란드 빙하 두께 9m 얇아져"

계속되는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5일 보도했다.

그린란드의 빙상(氷床·대륙빙하)을 연구하는 제이슨 박스 박사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사라지고 있으며 이는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측정한 결과 그린란드의 한 빙하는 올해 여름에만 두께가 9m나 얇아졌다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는 그린란드 빙하에 '사형선고'"
올해 여름 유럽대륙의 기록적인 폭염 이후 그린란드의 온도가 급상승해 지난 195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양의 빙하가 녹은 것으로 과학자들은 평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애리조나의 투싼에 있는 행성과학연구소(PSI)의 제프리 카젤 박사는 "그린란드 고지대에서 녹아내린 얼음 양이 최근 몇 년간 20세기 평균치를 능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활동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화석연료 의존이 지구온난화와 해빙의 원인"이라면서 "그린란드의 얼음이 거의 완전히 녹기까지는 수천 년이 걸리겠지만, 향후 수십 년 수 세기 동안 계속해서 해빙 규모가 증가할 것이다.

현재로선 해빙이 멈추지 않을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피터 워드햄스 교수는 그린란드 얼음이 나이아가라폭포 스타일로 녹아내림으로써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하고, 전 세계 해안지역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워드햄스 교수는 해수면을 7m 상승시킬 수 있을 만큼의 물을 품은 그린란드 빙상이 아주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며 "그린란드는 얼음이 사라질 때까지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주장보다 신중한 입장도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줄리엔 스트뢰브 교수는 "지구 온도 상승이 그린란드의 해빙과 해수면 상승을 유발하고 있지만 '사형선고'라고 말하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그는 "그린란드 북서쪽 지역에서 추출한 빙상 코어(오랜 기간 묻혀 있던 빙하에서 추출한 얼음조각)를 보면 과거에도 간빙기에 빙상의 높이가 지금보다 수백m 낮았던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빙설데이터센터의 트윌라 문 박사는 "향후 수십 년, 수백 년간 그린란드 빙하가 계속 녹아내릴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지만, 녹아내리는 얼음의 양과 녹는 속도는 인간의 활동에 주로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 온난화는 그린란드 빙하에 '사형선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