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핵무기 개발 제한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터키 중부 시바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일부 국가는 핵탄두 미사일을 여럿 갖고 있지만 터키는 하나도 보유할 수 없다”며 “나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미국은 핵탄두 1만2000~1만5000개를 갖고 있고, 계속 핵탄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터키 인근 국가인 이스라엘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주변국에 위협”이라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도 했지만, 핵무기 개발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터키는 1980년 핵확산방지조약(NPT), 19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각각 가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터키가 러시아로부터 미사일 방어체계 구입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겪는 중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는 최근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했다. 미국은 터키가 보유 중인 미국의 F-35 전투기와 러시아제 S-400을 동시에 운용할 경우 F-35 관련 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17일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미국제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등에 대해 의논할 의향이 있다고도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