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방러 후 첫 포럼 고려한 듯…"경제협력 현안 논의"

오는 9월 4일부터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5차 '동방경제포럼'에 북한이 리용남 내각 부총리를 대표단 단장으로 파견한다고 포럼 주최 측이 밝혔다.

동방경제포럼 조직위원회 '로스콩그레스'는 3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을 인용해 "북한 대표단이 4~6일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할 것"이라면서 "대표단은 리용남 부총리가 이끈다"고 전했다.

로스콩그레스는 "리 부총리가 포럼에서 (러-북) 양국 간 경제협력 현안 이행 방안 논의를 위해 여러 (러시아 측) 인사와 만날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 측은 (러시아의) 유리 트루트녜프 부총리,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북극·극동 개발부 장관 등과의 실무 회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에서 대외경제협력을 담당하는 리용남 부총리는 지난 2015년 제1회 동방경제포럼에 대외경제상 자격으로 참석한 바 있다.

북한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큰 관심을 기울이는 동방경제포럼에 장관급 이상 정부 인사를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2015년엔 리용남 당시 대외경제상을 포럼에 보냈고, 2016년에는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으며, 2017년과 2018년에는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참석시켰다.

이번에 대표단 위상을 높인 것은 지난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이루어지는 포럼이라 각별히 신경을 쓴 때문으로 보인다.

리 부총리는 트루트녜프 러시아 부총리 등과의 회담을 통해 블라디보스트크 러-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경제협력 사업 이행 문제들을 점검하고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콩그레스 관계자는 그러나 "러-북 정부 대표단 회담은 의전적인 것으로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대표단 위상을 높이긴 했지만 아직 러-북 양자 간 경제협력을 진전시킬 만한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만큼 실질적 협의보다 원론적인 협력 의지 확인 차원의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투자 유치와 주변국과의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해 오고 있는 국제회의다.

올해 5차 회의는 오는 4~6일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개최된다.

한국 측에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한다.

"北, 러 동방경제포럼에 리용남 부총리 파견"…대표단 위상 높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