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이민한 한인 목사 겸 의사 정치현씨, 기독민주당(PDC) 후보로 확정
볼리비아 대선에 한인도 도전…"한국 기적을 이곳에도"
오는 10월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 한인 목사 겸 의사인 정치현(49) 씨가 야당인 기독민주당(PDC)의 후보로 나서게 됐다.

28일(현지시간) 정씨와 볼리비아 일간 라라손에 따르면 PDC는 내부 회의를 거쳐 정씨를 하이메 파스 사모라 전 대통령을 대체할 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했다.

PDC는 29일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정씨는 내달 5일까지 선거관리 당국에 후보 등록을 위한 서류를 제출하면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해외 대선에 한국계 후보가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씨는 80세 고령의 사모라 전 대통령이 지난 6월 후보에서 사퇴한 후 지난달부터 PDC 대체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당 내부 논란으로 후보 확정이 늦어졌다.

한국에서 태어난 정씨는 선교사였던 아버지 정은실 목사를 따라 12살 때인 1982년 처음 볼리비아로 건너간 후 볼리비아로 귀화해 외과의사와 목사로 활동했다.

아버지는 1990년 볼리비아 기독대학교(UCEBOL)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내가 자라고 공부한 이 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정하게 됐다"며 "볼리비아가 공산 독재국가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볼리비아의 지하자원을 제대로 활용하고 새마을운동 정신을 접목하면 볼리비아 경제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볼리비아에도 한국의 기적이 나타나길 바란다"며 볼리비아를 5년 이내에 선진국 문턱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산타크루스에서 사목하는 정씨는 가정을 중시하고 성경 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기독교적인 공약도 내세우고 있다.

오는 10월 20일 치러지는 볼리비아 대선엔 에보 모랄레스 현 대통령이 4선 도전장을 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모랄레스 대통령이 35%, 야당 후보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이 27%로 1, 2위를 달리고 있다.

PDC의 전 후보인 사모라 전 대통령은 사퇴 전 1∼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씨는 "승산을 떠나 볼리비아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람의 의무라고 생각해서 나온 것"이라면서도 "부동표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데다 내가 유일하게 새로운 이미지의 후보"라며 남은 선거기간 선전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