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대에 1시간 이상 줄 서고 3시간 주차 대기…주변 교통 마비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서도 미국의 회원제 할인 마트인 코스트코가 중국 상하이(上海)시에서 성공적으로 첫 점포의 문을 열었다.28일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오전 상하이시 민항(閔行)구에 있는 코스트코 중국 1호점이 개장했다.1호점의 개장 첫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매장 안에 가득 찬 고객들이 곳곳에서 서로 물건을 사겠다고 서로 몸싸움을 벌일 지경이었다.일부 고객들은 먼저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개장 직후 매장의 전동 셔터가 올라가자마자 바닥으로 기어서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코스트코의 인기 상품인 구운 통닭에서부터 에르메스·프라다 등 패션 브랜드의 고급 가방에 이르기까지 매대 곳곳에서 상품들이 순식간에 매진됐다.물건값을 치르기 위해 고객들은 계산대에서 한 시간 이상씩 줄을 서기도 했다.너무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코스트코 주변에서도 큰 혼란이 빚어졌다.일대 도로 교통이 마비된 가운데 차를 갖고 온 이들은 코스트코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세 시간 이상씩 기다리기도 했다.코스트코 측은 문을 연 지 불과 몇시간 만인 오후 1시 무렵 고객들에게 안내 메시지를 보내고 영업을 중단했다.연회비를 내는 회원에게만 물건을 파는 코스트코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팔아 세계적으로 성업 중이다.중국에서 연회비는 299위안(약 5만6천원)으로 책정됐다.코스트코의 중국 진출은 최근까지 외국계 유통사들이 속속 중국 사업을 접는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중국에서는 양대 라이벌인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이 주도하는 전자 상거래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백화점과 할인마트 같은 전통적인 유통 업체들이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1995년 서양 유통업체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해 중국에서 200여개 매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던 까르푸도 지난 5월 중국 가전 유통 업체 쑤닝에 중국 사업 지분 80%를 6억2천만 유로(약 8천200억원)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손을 뗐다.한국의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중국에서 철수했다./연합뉴스
27일 상하이에 첫 매장 열어손님 몰리고 물건 동나면서 오후 1시40분 조기 영업 종료미국 회원제 대형 슈퍼마켓 체인 코스트코가 글로벌 유통기업의 ‘무덤’으로 불리는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코스트코는 27일 상하이에 첫 매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는데요. 프랑스 까르푸, 독일 메트로, 일본 다카시마야 등 코스트코보다 훨씬 먼저 중국에 진출한 외국 유통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중국 시장을 떠났거나 철수를 준비 중이어서 코스트코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일단 개장 첫 날 영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입니다. 영업 시작 시간인 오전 9시 전부터 매장 앞에는 물건을 사려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손님들이 한 꺼번에 몰리면서 매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주차하는데 최소 3시간이 걸렸고 계산을 하는데만 2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물건도 거의 동났습니다. 밀려드는 손님을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 코스트코는 결국 오후 1시40분에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코스트코는 이날 매장을 찾은 손님 숫자는 밝히지 않았습니다.상하이 시내에서 30㎞ 떨어진 민항구에 문을 연 1호점은 1만4000㎡ 면적에 1200여대 차량이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습니다. 주차장은 미국을 포함해 세계 코스트코 매장 중 가장 크다고 합니다. 상하이 중심지인 인민광장에서 1호점까지는 자동차로 40분을 가야 합니다. 세계 다른 매장과 마찬가지로 중국 매장도 회원제로 운영됩니다. 회원에 가입하려면 299위안(약 5만원)을 내야 합니다.중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디기까지 코스트코는 10년 동안 치밀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4년 전부터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톈마오궈지에 입점해 중국 소비자들을 분석했지요. 그 결과 중국 화둥지역에서 이용률이 높았는데 이는 1호점 입지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코스트코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품목을 줄이는 대신 품질을 높이고 최대한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1호점의 상품 품목수를 나타내는 SKU(stock keeping unit)는 3400으로 까르푸, 월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반면 가격은 최대 60%가량 낮췄습니다. 구이저우 마오타이 술은 병당 1498위안으로 시중 마트보다 400위안 정도 저렴합니다. 한국 브랜드 MCM 가죽 가방 가격도 4399위안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에서 판매되는 할인가보다 1100위안가량 쌉니다. 온라인 쇼핑이 주류가 된 중국에서 코스트코는 오프라인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소비자가 매장에 들러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Touch), 맛보고(Taste), 고르는(Take) ‘3T 경험’을 최대한 강조한다는 방침이지요.첫 날 영업은 성공적이었지만 향후 코스트코가 중국 시장에 안착할 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립니다. 코스트코보다 앞서 중국 유통 시장에 진출했던 외국 기업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지요. 24년 전 진출했던 프랑스 까르푸는 최근 중국 시장을 떠났습니다. 까르푸보다 1년 늦게 진출한 독일 메트로도 중국 시장 철수를 위한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년 전 중국 상하이 번화가에 입성했던 일본 다카시마야도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했지요. 코스트코의 첫 날 영업 상황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도 중국의 소비 파워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글로벌 기업의 현실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옵니다.코스트코는 미국과 캐나다, 한국 등 세계 11개 국가에 진출해 모두 77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계 등록 회원은 9700만 명에 달합니다. 지난해 매출은 1384억3400만달러(약 166조원)를 기록했습니다.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74년간 빵을 만들어온 SPC삼립이 변신 중이다. 제빵업과 관련한 제분, 계란, 육가공으로 다각화한 데 이어 식품 유통과 물류, 휴게소 사업 등 신규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지난 3월부터 SPC삼립을 이끌고 있는 이석환 대표(59·사진)는 “SPC삼립은 세계적인 제빵 노하우를 지닌 회사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생존하려면 단순한 제품 공급자가 아니라 트렌드를 만드는 핵심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며 “다양한 협업과 빅데이터 활용,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그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30년간 SK텔레콤에서 일하다 SPC삼립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 대표를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만났다.74년 제빵 노하우…종합식품회사 도약이 대표는 “다양한 신사업도 핵심 사업인 제빵 사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이 부문에서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대로 SPC삼립의 제빵 사업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SPC삼립의 식빵, 샌드위치, 샐러드 등 세 가지 사업 매출은 각각 연 1000억원대를 바라본다. 이 대표는 “2~3년 전부터 샌드위치와 샐러드 전문점 등이 크게 늘어났고 SPC삼립은 이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PC삼립의 샌드위치 매출은 연 25%, 식빵도 연 20%씩 성장하고 있다.편의점 4만 개 시대도 SPC삼립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샌드위치 브랜드 ‘샌드팜’, 냉장 디저트 브랜드 ‘카페 스노우’, 샐러드 간편식 브랜드 ‘피그인더가든’ 등의 편의점 판매가 매년 크게 늘고 있다.고급 원료와 공법으로 만드는 프리미엄 빵 브랜드 ‘미각제빵소’는 출시 두 달 만에 300만 개가 팔려나갔다. 이 대표는 “허영인 회장의 빵의 맛과 품질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회사 성장의 바탕”이라고 말했다.사업 다각화 통한 성장SPC삼립은 2010년부터 계란 가공업체 에그팜, 제분기업 밀다원, 육가공 전문기업 그릭슈바인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2017년 420억원을 투자해 청주에 완공한 ‘SPC프레쉬푸드팩토리’는 가공 채소, 소스류 등 200여 개 품목을 연 1만3000t가량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신선식품은 식품유통 자회사인 SPC GFS를 통해 유통된다.SPC GFS는 SPC삼립 자회사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4년 매출 1330억원에서 지난해 약 1조4000억원으로 커졌다. 이 대표는 “3400여 개 파리바게뜨 매장뿐만 아니라 삼진어묵, 버거킹 등 160여 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물류에 관한 거래 계약을 맺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10개 이상 대형 프랜차이즈 수주가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물류는 또 다른 성장동력이라는 얘기다.컨세션(철도·고속도로 휴게소 내 식음료 매장 운영) 사업도 중요하다. SPC삼립은 김천·전주휴게소 등 전국 다섯 곳의 휴게소 컨세션 사업을 하고 있다. 연 900만 명이 찾는 국내 매출 2위의 가평휴게소 사업권도 따냈다. 그는 “가평휴게소를 연간 1000억원대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美 코스트코 수출…글로벌 도약SK텔레콤 중국 법인장 등을 지낸 이 대표는 해외사업도 적극 챙기고 있다. 그는 “국내에만 머물긴 아깝다고 생각해 해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성과도 나오고 있다. 밀가루는 가나에 연 50억원어치를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크래프트하인즈와 소스 등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고, 싱가포르 쉐이크쉑 버거의 햄버거빵도 SPC삼립이 만들어 수출한다. 코스트코와도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내년 해외시장에서만 약 13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