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구호활동 중단 우려"

케냐 정부가 소말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를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와 동일한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유엔에 촉구하는 가운데 국제구호단체들이 그런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했다.

2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구호단체들은 유엔이 이들 반군을 테러단체 명단에 올리면 소말리아에서의 구호 활동이 전면 금지돼 인구의 18%에 해당하는 소말리아 국민 220만명이 심각한 기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알샤바브가 30여년간 이어진 내전과 경제 파탄으로 국제기구에 크게 의존하는 소말리아에서 유엔의 광범위한 제재를 이미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유엔 기구를 비롯해 인도주의단체는 제재의 예외적 적용을 받아 소말리아에서 알샤바브가 통제하는 지역에서도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케냐는 그러나 자국 내에서 이들 반군이 저지른 수차례 테러를 겪은 뒤 유엔에 더욱 강력한 제재를 요청하고 있다.

28일까지 반대하는 회원국이 없으면 알샤바브는 유엔 안보리 결의 1267호에 의해 테러단체 명단에 오르게 된다.

구호 기관 국제난민협회(Refugees International)의 에릭 슈워츠 대표는 그같은 조치는 인도주의 구호 활동을 범죄로 만들 수 있다며 현재 진행되는 구호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방안도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케냐는 알샤바브를 다른 극단주의 단체와 동일시하고 있으며 제재만이 그들의 폭력성을 무뎌지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알샤바브는 특히 올해 들어 소말리아와 케냐에서 테러 공격의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올 1월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상업 지역에서 이들 반군의 테러로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케냐는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알샤바브를 테러조직 명단에 올리기 위해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알샤바브가 테러조직 명단에 오르면 최근 가뭄으로 또다시 기아에 직면한 소말리아 국민에게는 가장 최악의 타이밍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유엔식량기구(FAO)는 거의 소말리아 인구의 18%가 심각한 기아에 직면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소말리아에서는 지난 2010년과 2013년의 가뭄으로 25만8천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5세 미만의 아동이었다.

소말리아는 케냐가 내정 간섭을 통해 소말리아 국내 문제를 악화시키고 지역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비난했다.

유엔 주재 아부카르 다히르 오스만 소말리아 대사는 지난 21일 안보리에 구호 노력이 지연되면 알샤바브의 작전에 말려 들어 국정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알샤바브의 이미지를 높여 이들이 사실상 정부의 역할을 하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스만 대사는 그러면서 "국내 문제에 대한 어떠한 간섭도 비난한다"는 소말리아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나이로비에 있는 싱크탱크 '사한(Sahan)'의 매트 브라이든 국장은 알샤바브를 테러조직 명단에 올리려는 케냐 정부의 노력은 케냐가 해상국경 획정 문제 등 소말리아와 외교적 갈등을 빚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장은 외교적 갈등이 양국 관계를 벼랑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케냐의 움직임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구호단체, 알샤바브 유엔 '테러단체' 지정 움직임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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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