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중국은 미국이 보복 관세 조치를 실행할 경우 추가 보복을 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관세 조치를 강행하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한 조치를 계속 취해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중국이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자 미국이 곧바로 5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관세율을 5%포인트 높일 것이라고 대응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중국이 예고한 추가 관세 외에도 다른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겅 대변인은 미국이 미·중 양국 정상의 공동 인식을 위배하면서 양국의 이익을 훼손했고,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면서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의 원칙도 어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는 위협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형세를 오판하지 말고 잘못된 방법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측이 주말 사이 전화로 협상을 제안했다'고 전하면서 유화적 태도로 돌아선 것에 대해서는 "주말의 통화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양국의 무역 갈등은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미국이 한 발짝 더 나아간 관세 조치로 무역마찰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겅 대변인은 "미국이 빨리 이성을 되찾고 잘못된 방법을 버려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의 기초 위에서 협상할 수 있는 조건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 경제가 관계를 끊는 것은 무역 마찰의 해결책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미국 기업의 중국 철수를 요구했던 것에 대해서는 "실질적 조치라기보다 정치 구호에 가깝다"면서 "설사 현실에서 일어나더라도 자연히 다른 사람들이 와서 자리를 메울 것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은 미국"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