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지난 23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식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은 나의 아주 좋은 친구”라며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우려와 실망을 직설적으로 나타냈던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신중한 발언은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해결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서도 “나의 훌륭한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를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는 훌륭한 신사”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25일(현지시간) 아베 총리와 만나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한·일 갈등에도 지소미아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 “우리는 한국의 결정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