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브 국무조정실장, “최악 시나리오 가정했지만…혼란 있을 것”
“혼란 막기 위해 EU와 협상 필요”
24~26일 열리는 G7 정상회의서 브렉시트 관련 논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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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각종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보리스 존슨 정부에서 노딜 브렉시트를 담당하는 최고위 관계자가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혼란’(disruption)이 초래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고브 실장은 이날 BBC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극심한 혼란이 우려된다는 정부 기밀문서는 최악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라며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지난 18일 국경 지역의 물류 이동 정체에 따른 연료, 식료품, 의약품 수급 우려 등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을 구체적으로 담은 정부 기밀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고브 실장은 ‘노랑멧새’(yellowhammer)라는 코드명이 붙은 이 문서를 국무조정실이 작성했다는 사실은 시인했다. 국무조정실은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를 총괄하는 부처다. 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 가정한 매우 오래된 문서”라며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고브 실장은 노딜 브렉시트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노딜 브렉시트를 앞두고 ‘길 위의 장애물’(bumps in the road)과 함께 ‘혼란’(disruption)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EU와의 새로운 브렉시트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고브 실장의 주장이다.

노딜 브렉시트 관련 비밀문서가 유출된 후 노동당 등 야당은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노동당 관계자는 “해당 문서는 노딜 브렉시트를 앞두고 있는 영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험 규모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24일부터 2박3일간 프랑스에 있는 휴양도시인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렉시트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잇따라 만나 브렉시트 관련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