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5일 패전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일본의 가해 책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즉위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은 ‘깊은 반성’을 언급, 대조를 이뤘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2차 세계대전에서 300만여 명의 일본인이 목숨을 잃었다”며 “현재 일본이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이후 7년 연속으로 전몰자 추도식에서 일본의 가해 책임을 거론하지 않았다. 반면 나루히토 일왕은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 속에서 또다시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 참석에 앞서 아베 총리는 일제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7년 연속으로 공물을 보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거센 비판을 받은 뒤부터는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보내고 있다. 우익 성향의 일본 의원 50여 명도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료를 봉납하고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NHK 등 일본 주요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와 관련해 “일본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으며 대화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