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1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제가 입는 타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中 산업생산 17년 만에 최악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달(6.3%)은 물론 시장 예상치(6.0%)에도 크게 못 미쳤다. 2002년 2월 2.7%를 기록한 이후 17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화학제품, 비철금속 분야 등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산업생산 증가율도 작년 동기 대비 5.8%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올해 중국 정부가 목표로 잡은 산업생산 증가율은 5.5∼6.0%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에선 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을 ‘충격적인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경제의 타격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내수경기 활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6월의 9.8%와 시장 예상치 8.6%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1~7월 고정자산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7% 늘어 전달(5.8%)과 시장 전망치(5.9%)에 모두 못 미쳤다. 중국 정부가 각 지방정부에 인프라 투자 속도를 높이라고 독려하는데도 연중 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고정자산투자의 60%를 차지하는 민간 부문 투자는 5.4% 증가하는 데 머물러 전체 증가율을 밑돌았다.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 정부가 올해 마지노선으로 정한 6% 성장률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