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 총리, '노 딜' 강행 위해 10월 의회 정회 배제 안 해
스코틀랜드 법원, '노 딜 위한 의회 정회' 위법 여부 심리 착수(종합)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를 위해 의회를 정회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적 공방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13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 ITV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최고 민사법원(Court of Session)은 이날 '노 딜'을 위해 의회를 정회하는 것은 "불법이자 헌법에 위반된다"면서 시민단체 '굿 로 프로젝트'(Good Law Project) 등이 주축이 돼 제기한 소송의 절차에 관한 심리를 열었다.

이날 심리에서 법원은 오는 9월 6일 본심리를 열기로 일정을 확정했다.

에든버러 법원은 여름에도 별도 휴정기 없이 재판을 진행한다.

'굿 포 프로젝트' 측은 브렉시트 예정일까지 시간이 촉박한 점을 들어 법원이 '패스트-트랙' 절차를 적용해줄 것을 원했지만, 법원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오는 9월 3일 여름 휴회기를 마치고 영국 하원이 재개되는 민감한 시점에 맞춰 이번 소송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이 다시 열리면 제1야당인 노동당은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다음날인 4일 북아일랜드 공동정권 재출범 협상 진행상황에 관해 하원에 보고하는데, 하원은 이로부터 5일간 이에 대해 토론하게 된다.

일간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9월 둘째 주에 의회에서 '노 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을 설득하는 노력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 스위슨 자유민주당 대표 등 영국 하원 및 상원의원 70여명이 이번 소송을 지지하고 있다.

칙선변호사(QC)인 졸리언 몸 '굿 로 프로젝트' 사무총장은 "권한이 없는 자가 대중이 꺼리는 결과('노 딜' 브렉시트)를 가하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의회를) 중단하려 한다"면서 "'노 딜'은 대중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투표했던 것 또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며, 법원이 불법이라고 판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취임 이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오는 10월 31일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겠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면서 '노 딜' 브렉시트를 의회가 가로막지 못하도록 10월에 정회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그러나 '노 딜' 브렉시트를 추진하기 위해 하원을 정회하는 것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사우스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노동당의 이언 머리 의원은 "존슨이 '통제권을 되찾겠다'는 멍청한 슬로건을 내놨을 때 유권자들은 이것이 의회를 정회하는 것이라는 것을 듣지 못했다"면서 "총리의 이같은 비민주적인 제안은 결코 이의 없이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굿 로 프로젝트'는 지난해에도 소송을 제기해 유럽사법재판소로부터 "영국이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통보를 일방적으로 번복할 수 있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