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한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의 IPO를 내년 초에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현재 아람코의 IPO 주관사 선정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지난해 8월 아람코의 IPO를 준비하다가 돌연 무기한 연기했다. 당시 연기 배경을 두고 국제유가가 급등해 사우디 국고에 여유가 생기자 아람코를 상장할 이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투자자들이 산정한 아람코의 기업 가치가 사우디 측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이 원인이란 관측도 있었다.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의 IPO를 다시 추진하는 것은 저유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가 재정의 50% 이상을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사우디 정부는 국제유가가 당초 예상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WSJ는 “아람코의 성공적인 회사채 발행으로 사우디 정부가 IPO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람코는 지난 4월 사상 첫 회사채 발행을 통해 당초 예상치를 넘은 120억달러를 조달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