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란 문제를 두고 미국을 대변하려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란핵협정 유럽당사국인 프랑스는 그간 이란에 조속한 협상을 제안하는 등 미국의 대(對)이란 ‘최대압박’ 방침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빠진 이란이 미국과의 대화를 절실히 원하지만,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미국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엇갈린 신호를 받고 있다”며 “마크롱 대통령도 좋은 뜻으로 행동하는 것은 알지만 미국 이외에는 그 누구도 미국을 대변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어떤 발언을 문제 삼아 이번 트윗을 올린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백악관도 기자들의 문의에 관련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두고 최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란과 미국 정상간 만남을 주선하려 하는 보도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온라인 중동전문매체 알 모니터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에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남을 중재하겠다고 했으나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말 프랑스 남서부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대화 자리를 주선하겠다는 제안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후 프랑스 외교 소식통은 이 보도를 부인했다.

프랑스는 영국, 독일과 함께 이란핵협정 유럽당사국이다. 그간 이란핵협정 유럽당사국들은 작년 5월 일방적으로 이란핵협정을 탈퇴한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이란이 이란핵협정 우라늄 농축 한도 규정을 어기겠다고 밝혔을 때에도 이 문제를 국제기구에 회부하는 대신 협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프랑스 엘리제궁 관계자는 “유엔을 통한 공식적인 분쟁 해결 절차에 착수하면 유엔이 이란에 제재를 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지난 한 달 새 세 차례 통화해 이란핵협정 유지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