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기업에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라고 지시하면서 브라질산 콩 가격이 급등했다. 미국에서 콩을 공급하려던 수입업자들이 브라질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브라질산 콩의 현지통화 가격이 브라질 항만료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 헤알화 약세가 겹친 영향으로 지난 6월 이후 두 달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농산물 가격조사 기관 CEPEA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곡창지대가 있는 남부 파라나과 항에서 거래되는 콩 60㎏ 가격은 83.09헤알로 한 달 만에 7.5% 뛰었다. 브라질 중서부 마투그로수주(州)의 최대 콩 생산 지역인 소리소에서 거래되는 콩 가격도 60㎏당 62.31헤알로 올라 지난 6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정보업체 리피니티브는 브라질 항만 요금이 최근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70%나 치솟으면서 콩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가 최근 약세인 것도 헤알화 표시 콩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날 달러당 헤알화 환율은 4헤알까지 올라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계 최대 콩 수입국인 중국은 그동안 미국산 콩을 주로 수입해왔지만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브라질 등 대체 시장을 찾고 있다. 미국은 다음달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 부과를 경고했고,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