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BOE)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영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기준금리는 연 0.75%로 동결했다.

BOE는 1일(현지시간)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1.3%로 제시했다.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전망치(1.5%)와 내년 전망치(1.6%)에서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내렸다. 특히 내년 1분기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도 33%로 제시했다. 이 전망치들은 영국이 EU 탈퇴 협정을 맺은 뒤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이행한다는 전제하에 나온 것이다. 만약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한다면 전망치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BOE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0.75%로 유지하고 미국 등 다른 중앙은행처럼 기준금리를 내릴 계획은 없다고 확인했다. BOE는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고 이후 계속 동결해왔다. 이번 금리 동결은 향후 예측할 수 없는 브렉시트 상황의 대응 여력을 남겨두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BOE는 또 국채와 비금융 회사채 등 보유채권 규모도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BOE는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자체에 대한 우려와 미·중 무역갈등, 글로벌 성장 둔화 등으로 지난해부터 잠재성장 동력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파운드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 중앙은행이 통화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BOE는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해 이 행보에 동참할 계획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투자자들은 노딜 브렉시트 리스크를 걱정하고 있지만 BOE 전망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