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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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라고 강조하지만 무역전쟁 여파로 제조업 일자리가 대거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최대 투자은행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국 제조업에서 50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25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제조업 고용의 3.4%, 전체 고용 시장의 0.7%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여기엔 지난 5월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린 데 따른 충격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어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실제 일자리 감소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CICC는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일자리는 180만~190만개로 추산된다”며 “일자리 감소에는 무역전쟁의 여파와 함께 중국 내 구조조정 및 경기 순환적 요인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CICC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은 제조업 하위 8개 분야에서 최소 150만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컴퓨터 및 통신장비 부문의 고용이 4.9% 줄어 타격이 가장 컸다.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등 중국 기술기업에 제재를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고무 및 플라스틱 분야 일자리가 3.8%, 전기·기계 부문의 고용이 2.8% 감소했다.

CICC는 미국이 보류하고 있는 325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조치가 실행되면 의류와 신발 등 소비재 부문 일자리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의 무역 마찰이 고조되면 제조업 일자리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고용 안정을 이루기 위해 보다 강력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5.1%로 작년 같은 기간의 4.8%와 비교했을 때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수치는 미국 관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수백만명 이주 노동자의 저임금 제조업 일자리는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중국 교통은행과 하이통증권은 무역전쟁으로 지금까지 중국에서 70만~12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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