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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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는 31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린다면 달러 약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습니다. 약달러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월스트리트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달러보다 하반기에 더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는 통화가 있습니다. 한국의 원화입니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연 1%대 진입이 유력해진 가운데, 한국은행은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한일 갈등이 몇 달 이상 장기화될 경우 원화 약세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 관측입니다.
투자 대상 중 가장 많이 내려간 원화
투자 대상 중 가장 많이 내려간 원화
바클레이즈는 '한국 원화 : 커지는 거래 위험'이라는 보고서를 지난 11일 발간해 이런 주장을 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말 달러당 1210원을 예상했습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200원을 돌파한다는 것입니다.

바클레이즈는 축소되는 글로벌 무역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수요 둔화 등으로부터 압력을 받아 원화가 올 하반기에 지역의 어떤 통화보다 더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점증하는 한일 갈등에 따른 역풍은 하락 위험을 부추긴다고 경고했습니다. 한일 갈등이 수개월 이상 진행된다면 하 락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한미간의 커지는 네거티브 금리 격차와 악호되는 경기 지표, 그리고 한국은행의 예상되는 추가 금리 인하도 원화를 이 지역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통화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바클레이즈는 특히 보고서의 상당부분을 최근 격화되고 있는 한일 갈등에 할애했습니다. 그 부분을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바클레이즈의 원달러 1210원 예상
바클레이즈의 원달러 1210원 예상
"지난 2주간 한국 원화는 KOSPI와 중국 위안화, 글로벌 주식, 한미 금리차 등의 시장 수익률(베타)보다 더 언더퍼폼했다. 이는 한일 갈등이 안그래도 약화되고 있는 한국의 무역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운 게 부분적으로 영향을 줬다. 한일 관계는 독도 문제와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방문 등 2차 대전의 유산으로 인해 과거에도 종종 긴장관계를 보였지만 경제 제재로 이어진 적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환시장에도 중대한 영향은 거의 없었다.

한국 반도체업계는 일본의 수출규제 효과를 즉시 체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출규제 대상 소재에 대해 2~4달 규모 재고를 가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진작부터 둔화되고 있는 한국의 기술 제품 수출에 압력을 더할 수 있고, 양국의 치고받는 보복전 위험을 높인다.

둔화되는 글로벌 무역과 약한 중국 수요가 계속 한국의 수출과 기업 체감 심리에 압력을 넣을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해 2019년말까지 달러당 1210원을 예상한다. G20에서 이뤄진 휴전과 협상재개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기업 심리를 끌어내리는 또 다른 요인이다."

과연 원화 환율은 1200원선을 넘게될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