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희토류 무기화' 맞서 미국 내 생산체계 갖춰야"
희토류 시장 지배하는 중국, 관련 특허도 美 압도
미국의 무역전쟁에 맞서 중국이 희토류를 통상보복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희토류 관련 특허 출원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컨설팅 기업 'ThREE'가 세계 47개국 정부 자료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자료 등을 근거로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중국이 세계 각국에서 출원한 희토류 관련 특허는 2만5천911건에 달한다.

이는 9천810건의 희토류 관련 특허를 출원한 미국이나 1만3천920건을 출원한 일본, 7천280건 등을 출원한 유럽연합(EU) 등을 압도하는 수치이다.

중국의 희토류 관련 특허 출원은 2011년부터 급증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출원한 특허가 지금껏 출원된 전체 특허의 절반을 넘는다.

희토류는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17개 금속 원소로, 중국은 작년에 희토류 12만t을 채굴해 세계 생산량의 72%를 차지할 정도로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리고 있다.

지난 1980년대 이후 중국은 희토류를 저가로 대량 공급해 미국 등 경쟁국을 압도했으며, 그 결과 미국의 대표적인 희토류 광산인 캘리포니아 마운틴 패스 광산은 2002년부터 채광을 중단했다.

제임스 케네디 'ThREE' 사 대표는 "미국 정부에 중국이 얼마나 희토류 채굴과 관련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미국 정부와 의회에 중국이 희토류 관련 특허와 지식재산권을 미국에 대항할 무기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수차례 경고했다"고 말했다.

희토류는 채굴, 분리, 정련, 합금화 과정을 거쳐 수요자에게 공급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공해 물질이 발생해 대부분의 선진국은 자국 내 희토류 생산을 점차 중단하고 있다.

중국은 이들 국가를 대신해 희토류 생산을 확대하면서 고도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 희토류 관련 특허와 지식재산권을 대량으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희토류 시장 지배에 맞서 미국 내 희토류 생산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희토류 전문가인 라이언 캐스틸룩스는 "무역전쟁이 격화한다면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을 미국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미국 기업들이 희토류가 들어가는 제품 생산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희토류는 TV, DVD 플레이어, 전기차, 풍력 터빈, 의료장비, 군사 무기, 정유공장 등 산업계 전반에 쓰인다.

중국은 2010년 동중국해에서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영유권을 두고 일본과 갈등이 격화할 때 일본에 희토류 수출 중단을 선언해 고통을 안긴 바 있다.

미국 화학기업 블루라인이 호주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 라이너스와 손잡고 미국 텍사스에 희토류 정련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미국 내 희토류 생산이 추진되고 있지만, 그 실현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